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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박하나의 세계 기념품 여행 - [4화] 안개 속 고요한 아름다움, 치앙마이에서 만난 코끼리 똥 종이

by 빠워빠워 2025.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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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enspark

 

[4화] 안개 속 고요한 아름다움, 치앙마이에서 만난 코끼리 똥 종이

 

방콕의 화려함과 짜릿한 혼돈 속에서 며칠을 보낸 하나는, 문득 고요함과 평온함을 갈망하게 되었다. 오색찬란한 벤자롱 도자기는 그녀의 배낭 속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조금 더 차분한 곳을 원하고 있었다.

 

‘태국의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싶어. 좀 더 조용하고, 자연과 가까운 곳으로.’

 

그녀의 눈길이 닿은 곳은 태국 북부의 도시, 치앙마이였다. ‘북방의 장미’라는 별명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오래된 사원들, 그리고 독특한 수공예품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방콕의 번잡함 대신, 느긋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그녀를 끌어당겼다.

 

방콕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날아, 하나는 치앙마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방콕과는 확연히 다른, 맑고 시원한 공기가 그녀를 맞이했다. 도시 전체를 둘러싼 푸른 산과 고요하게 흐르는 핑 강은, 그녀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하나는 올드 시티 안에 있는 작은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오래된 사원들과 아기자기한 카페, 그리고 수공예품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거리를 걸으며, 방콕과는 다른 치앙마이의 매력을 느껴보았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원들의 지붕, 향긋한 꽃 내음, 그리고 친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모든 것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다음 날, 하나는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인 님만해민 로드로 향했다.

트렌디한 카페와 갤러리, 그리고 독특한 디자인 상품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녀는 여러 가게들을 둘러보던 중, 한 가게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가게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종이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노트, 엽서, 그림 액자, 심지어 조명 갓까지. 그런데 그 종이들은 일반적인 종이와는 조금 달라 보였다. 색깔이 조금 더 어둡고, 질감이 거칠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작은 섬유 조각들이 섞여 있는 것도 같았다.

 

“이 종이는 뭔가요?”

 

하나가 묻자, 가게 주인이 웃으며 대답했다.

 

“이건 코끼리 똥으로 만든 종이예요. 치앙마이에서만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종이죠.”

 

코끼리 똥 종이! 하나는 놀라움과 동시에 호기심을 느꼈다. 코끼리 똥을 어떻게 종이로 만드는 걸까? 가게 주인은 코끼리 똥 속에 있는 섬유질을 걸러내고, 여러 번의 세척과 건조 과정을 거쳐 종이를 만든다고 설명해주었다. 화학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만든다는 점도 덧붙였다.

 

하나는 그 독특함과 친환경적인 과정에 매료되었다. 수많은 종이 제품들 중에서, 그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작은 수첩이었다. 겉표지는 은은한 빛깔의 천으로 덮여 있었고, 안쪽에는 코끼리 똥 종이 특유의 질감이 느껴지는 페이지들이 담겨 있었다. 겉표지에는 치앙마이의 상징인 코끼리가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 수첩으로 할게요.”

 

가격은 다른 기념품들에 비해 저렴했지만, 그녀에게는 충분히 특별했다. 코끼리 똥이라는 독특한 소재, 그리고 친환경적인 생산 과정, 치앙마이의 이미지를 담은 디자인까지. 그녀가 기념품을 고르는 기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물건이었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 하나는 조심스럽게 수첩을 꺼내 배낭 안에 넣었다. 이제 그녀의 배낭 안에는 세 개의 기념품이 있었다. 일본에서 온 투박한 나무 마네키네코와 섬세한 교센스 부채, 그리고 태국에서 온 화려한 벤자롱 도자기와 독특한 코끼리 똥 종이 수첩. 각기 다른 문화와 이야기를 품은 네 개의 기념품은, 그녀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행운, 성찰, 화려함, 그리고 자연… 다음엔 어떤 이야기가 나를 기다릴까?’

 

치앙마이의 밤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창밖으로 들려오는 것은 매미 소리와 풀벌레 소리뿐이었다.

하나는 코끼리 똥 종이 수첩을 펼쳐, 그날의 감상을 적어 내려갔다. 그녀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기념품 컬렉션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기념품들은 그녀의 삶 속에서 영원히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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